일본 사는 이야기1. – 311 동일본대지진의 기억, 그리고…1 min read

본에 처음 왔을때만 해도 지진에 대한 인식은 막연했다.

고베대지진(1995년 1월 17일) 이 발생한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난 후였기 때문에

지진에 대한 인식은 그런게 있었나보다 였다.

그렇게 지진에 대해서 무감각해진 상태로 일본에서 평범한 생활을 지내왔다.

물론 그런 생활을 하는 와중에도 아주 경미한 지진을 겪은 적도 있는데

그 당시에 느낌은 놀이동산에서 가벼운 놀이기구를 타는 느낌 정도로 가볍게 즐겼다?

그런 지진의 인식이 바낀 것은 2011년 3월11일의 동일본대지진이다.

그 당시 나는 관동지방이 아닌 중부지방 나고야에서 일할 때 였다.

당시 일하던 회사가 13층에 있었는데 점심 먹고 노곤한 시간대에

갑자기 건물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뭐지 지진인가 했는데 점점 그 강도가 세지고 건물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

다들 패닉에 빠졌는데 비상계단에서 사람들이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고

우리들도 심상치않음을 깨닫고 단체로 우루루 계단으로 내려갔다..

그때 잠시 야후재팬 속보에 진앙지를 봤는데

宮城미야기를 宮崎미야자키로 잘못읽어서 상사에게

미야자키에서 지진이 났다고 했던 기억이 있다…..

미야자키랑 미야기를 정반대에 있다..ㅎㅎ


미야기를 미야자키로 헷갈렸던게 그 당시에 미야기라는 지명자체를 전혀 모르고 살았다…

훗날…후쿠시마를 포함해서 뇌리에 잊혀지지 않게 되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13층에서 계단으로 우루루 내려오니 각 건물들다 사람들이 헬멧등을 쓰고 대피를 했었다.

아직도 기억나느게 그 3월11일은 엄청 추웠다.

경우 없이 와이셔츠바람으로 후다닥 내려왔는데 눈이 조금 내렸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떨고 있는데 주변에서 술렁술렁 거리면서 미야기현 쪽에 진도8이상 강진이 났다고 술렁거리는 소리가 있었다.

일단 지진이 지나갔다고 판단하고 다시 건물로 올라가서

회의실에 있는 티브이로 뉴스를 보니 보통 일이 아닌 것 같은 직감이 들었다.

일본열도 전체가 흔들렸고 곧 스나미가 들어닥칠 것이라고 했다.

뉴스에서 나오는 5미터~10미터 스나미가 믿어지지가 않았다.

평소에 연락을 주고받던 관동 센다이쪽 고객사들 전화를 걸어도 팩스를 해도

아에 신호가 가지 않는게 묘한 공포감이 들었다.

그 날은 일찍 업무를 정리하고 나왔다.

나는 그 날 금요일에 친구들과 술약속이 있어서 싱숭맹숭한 기분이지만

나고야에는 별 영향이 없어서 저녁부터 술잔치를 벌이고 새벽에 집에 들어가서

잠들기 전에 잠깐 티비이를 켰는데 믿을 수 없는 영상들이 나오고 있었다.

스나미로 모든게 쓸려간 마을들과 후쿠시마 원전이 위험하다는 뉴스들이 나왔고

술이 깸과 동시에 그 날 잠도 안자고 뉴스를 계속 보고 있었다.

….

…..

……

처음엔 스나미피해가 대두되고 있다가 어느 순간부터 후쿠시마 원전이 가장 큰 메인관심사가 되었다.

후쿠시마 원전 격납기에 압력이 너무 높다, 곧 터진다.

이런 뉴스가 나오고 심한 경우에는 도쿄까지 버려야된다,  이런 믿기지 않는 뉴스가 있었다.

14일 회사에 출근하는 길에 아직도 기억나는게 역에서 호외라고 그냥 신문을 나눠졌다.

태어나서 호외라는 걸 처음 받아봤는데 조금 무서웠다.

호외의 타이틀이 후쿠시마원전 폭발 이였다.


대략 위와 같은 내용이다.

스나미의 피해보다 원전사태때문에 대혼란의 1주일이었다.

그렇게 사태가 수습되고 한 달 정도가 지나서 센다이의 고객사들도 연락이 됐는데

실제로 공장도 다 쓸려가고 직장동료, 가족들도 행방불명, 돌아오지 못할 몸이 된 사람도 많다고 하였다.

지진(스나미)가 이렇게 무서운 거라고 뼈저리게 느꼈다.

이 대지진을 겪은 이후로

그전까지는 우습게 여꼈던 피난가방(필수생활용품)을 놔두거나 물을 일부러 여유분 집안에 두고 있다.

아직도 이 대지진의 여파라고 할까 간간히 큰 지진들이 발생하는데


지난 3월16일 막 잠에 들었을 11시36분에 큰 지진이 왔었다.

이전 311대지진과 비슷한 위치였는데 하마터면 하는 악몽이 떠올랐다.

일본에서 대지진을 겪은 사람들은 311대지진에 큰 트라우마를 가슴에 안고 사는듯하다.

요즘은 큰지진이 나면 그 흔들림보다 스마트폰에서 자동알람이 온다.

사이렌과 함께 몇초후 강한 흔들림이 예상됩니다.

이런 소리가 곳곳에서 울려퍼지는데 이게 정말로 큰 공포가 아닐 수 없다.

기술이 발달해서 지진 발생 몇초전까지 경보가 오긴 하지만…

그 몇초로 모든 것을 방어할 수란 없다.

대지진이 나면 책상밑으로 들어가라, 대문개방을 확보하라고 하는데

막상 그런 패닉에서 평정심을 찾기란 너무 어렵다.

일본에 살고 있는 이상 지진은 암묵적인 리스크이며 항상 주의하며 살아야할 것이다.

10년주기로 대지진이 온다고 하니 마음 한 켠에는 그 날이 혹시하는 불안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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