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 니콘FM2 필름카메라 / Nikon FM2
필름 : ISO400(코닥) 약 2,200엔
사진현상 : 신주쿠 키타무라 사진관 현상비용+데이터전송비용 약 1,900엔 (필름 맡기고 2,3시간뒤 현상완료) / 무보정
시부야라는 존재는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려지는 존재이다.
특히 스크럼블 교차로에 서게 되면 여러가지 만감이 교차한다.
2000년대 초반에 일본식 일레트로닉 음악들이 대거 유입이 된다.
그 당시에 m-flo, FPM, 토와테이, 프리템포와 같은 아티스트들이 한국에서 꽤 히트를 쳤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그러한 쟝르를 시부야케(渋谷系)라고 불렀다.
나도 당연히 일본일렉트로닉음악 = 시부야케(渋谷系)라고 생각했다.
막상 일본에 와서 주변 친구들에게 음악이야기를 하며 시부야케 아냐고 하니 그게 뭐냐고 하는 반응들이 대부분이었다.
실제 일본에서는 시부야케라는 장르를 따로 정의를 짓고 있지 않았다.
지금 드는 생각은 한국에서 시부야의 이미지는 홍대와 같은 음악클럽들이 많이 있고 젊은이들의 성지와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시부야 = 홍대로 보고 시부야에서 핫한 클럽음악들을 시부야케(渋谷系)라고 부르게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2000년대에는 매주같이 클럽을 들락날락거렸고 당연히 이웃나라인 시부야클럽을 가보고 싶다고 동경 아닌 동경을 했다.
잡지에서 항상 말하던 사운드가 끝내준다던 WOMB은 버킷리스트 1순위였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어쩌다보니 일본에서 유학을 하고 지금은 일본에 정착을 하게 되었다.
도쿄에 이사를 오고나서부터 처음 반년간은 모든 시부야에 있는 클럽들을 순회?했었던 것 같다.
정말 즐거웠던 추억들이였기에 지금도 시부야 스크럼블 교차로에 서면 옛날의 추억들이 올라오는 것 같다.
<시부야 스크럼블 교차로>
시부야역은 지금도 혼돈의 카오스이지만 조금씩 정비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내가 일본에 온 그 순간부터 시부야는 계속해서 공사중인 이미지가 있다.
사진에 뒷편에 있는 히카리에가 세워졌고, 시부야역 뒷편으로 시부야 스트림이 완공되어서 시부야스카이라는 멋진 전망대도 생겼다.
알게 모르게 스크럼블 교차를 주변으로 디스플레이 광고가 많이 늘었고 곡면 디스플레이가 설치도 되었다.
정말 세월이 바뀐 것을 느낀다.
시부야에서 약속장소를 정하면 하치코마에가 가장 핫한 장소였는데 지금은 시부야스트림이 잘구축이 되어서 시부야뒷편으로도 분산이 잘되는 것 같다.
도심의 변화를 몸소 체험하니 나도 이 도시에 속해있구나 하는 묘한 기분이 든다.
시부야역은 JR, 지하철, 사철이 마구마구 섞여있어서 출구자체를 잘못 나가버리면 아주 돌아가야 하는 던젼과도 같은 곳이다.
시부야는 나에게 있어서 젊었던 날의 왕성한 혈기가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한다.
사실상 나의 클럽라이프는 코로나 이후로 끝나버린 것 같다.
아직 현역으로 갈 수 있어라는 마인드가 코로나 이후로 강제로 시들해져버려서 지금은 그 땐 즐거웠지로 과거형이 되버렸고
밤새 뛰어노는 곳이 아닌 대중교통이 아직 있는 시간대에 조용히 앉아서 연주를 보는 쪽으로 바뀌게 되버렸다.
관련글 : 코로나로 사라지는 도쿄의 클럽들
지금은 안타깝게도 시부야에 가게 되면 수많은 인파에 멀미부터가 난다.
그래서 시부야에 가야할 일이 있으면 항상 각오를 하고 가게 된다.
내가 점점 늙고 있는게 느껴진다 ㅠㅠ
아 ~~~늙기 싫다.
지금은 굳이 약속을 잡더라도 시부야가 아니라 오모테산도나 요요기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시부야 타워레코드 엘피코너>
하지만 시부야에 계속해서 가는 이유가 아직 남아있다.
시부야에는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건물 한채가 음반샵인 타워레코드 본점이 아직 남아있다.
일본의 음악 사업은 아직도 건재하다.
특히, 시부야에서 몇년전부터 한 층 전체를 바이널(LP)코너를 6층에 만들었는데 이게 아주 큰 센세이션이 되고 있다.
가끔 가서 보면 한국에서 관광으로 오신 분들이 열심히 엘피를 고르게 있는 걸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렇게 큰 규모의 신품엘피판매점을 운영하는 곳은 전세계에 여기밖에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세월은 돌고 돌아서 다시 엘피로 가는 것인가?
그래서 정기적으로 엘피를 사러 시부야 타워레코드를 방문한다.
웃긴게 나는 아직 엘피플레이어를 구축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마음속 목표로 엘피100장을 모을때까지 엘피를 들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단언을 한 상태이다.
현재 한 15장 정도 모은 것 같다.
시간이 나면 엘피레코드 리뷰도 해보고 싶다.
엘피도 그렇고 필름카메라도 그렇고 점점 아날로그로 돌아가는 것 같다.
내가 늙어가는건지 아니면 트렌드가 다시 돌아가는건지 ㅎㅎㅎ